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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의 붉은악마에게 보내는 감사 메세지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02-07-04 조회수 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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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철 회장님과 붉은악마 여러분!



이제 민족의 함성과 더불어 월드컵의 밤은 저물었습니다.

나는 경찰청장으로서 더할 나위 없는 뿌듯한 감동으로 '붉은 악마’들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마 선수들의 그 빛나는 투혼 못지 않게 온 국민들이 놀라움과 신뢰로 보낸 그 찬연한 박수를 받아 마땅한 여러분, 그러나 월드컵대회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경찰청장으로서 여러분을 바라보는 느낌은 정말 남다른 바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바로 미래로 나아가는 대한민국의 전사들입니다.

여러분들은 세대간의 벽을 허물고 4700만 민족이 하나되는 가장 중심에 서 있습니다.

가족으로 볼 때 여러분은 너무나 사랑스럽고, 자랑스런 나의 아들딸입니다.

상업주의를 배격하고 ‘축구에 대한 열정’ 하나로 자신을 몰입하고, 건전한 사회의 동참을 이끌어 내는 그 저력을 우리는 비로소 확인한 것입니다.

축구와 훌리건, 게다가 테러의 위협까지 겹친 이번 ‘한일월드컵대회’야말로 우리 경찰에게는 참으로 염려스러운 세계인의 잔치라는 표현이 마땅할 것입니다.

우리 경찰이 안티 훌리건 부대의 끊임없는 훈련과 특공대의 투입을 통하여 철저하게 대비한다고 해도 드넓은 공간에서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는 훌리건들의 광기에 가까운 난동을 제압하는데는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입니다.

지난 4월 2일 신인철 붉은악마 회장과 본인이 경찰청에서 조인한 ‘경찰청 붉은악마 안티훌리건 협력약정서’를 교환하면서도 떨쳐 버릴 수 없었던 일말의 불안감,

"과연 붉은악마의 끓는 피가 훌리건을 제압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그건 기우였습니다.

인터폴을 통한 훌리건 명단입수와 관련국의 협조, 철저한 출입국제한과 감시등 경찰을 비롯한 관계기관의 완벽한 대비도 있었지만, 여러분의 함성이 경기장을 온통 삼킬 듯이 포효하는 순간, 붉은 물결이 성난 파도처럼 거리 곳곳을 뒤덮는 순간, 우리는 안도했습니다.

아, 저 순수한 열정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요, 6월 4일이지요.

16강으로 가는 첫 승을 올린 부산에서의 대 폴란드 전,월드컵 첫 승의 감격의 순간, 열정하나로 그 고단한 응원을 통해 붉은 물결의 환희와 감격을 오로지 축구에 대한 지구촌에 선사하는 여러분에게 오로지 축구에 대한 무엇을 해드릴 것인가를 생각했습니다.

기꺼이 우리 경찰과 ‘안티 훌리건’ 서약을 해준 감사의 보답으로 여러분의 단체이동 버스를 서울까지 에스코트해드렸지요.

그건 우리가 서로 기존의 상식과 인식의 벽을 뛰어 넘는 것이었습니다.

여러분이 경찰을 신뢰하고 우리 경찰이 여러분을 자랑스러운 붉은 물결의 리더로 인정한 작은 보답인 것입니다.

이에 대해 신인철 회장님이 감사의 서한을 제게 보내 준 것을 돌려읽으면서 이것 이야말로 진정한 배려와 감사의 화답 아니겠냐며 흐뭇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NO 훌리건, NO 테러, NO 쓰레기의 2002 한일 월드컵,

붉은악마의 함성이 한반도를 달아오르게 하는 기폭제가 되었고, 온 국민이 대-한민국을 외치면서 청춘, 바로 그 자체인 신세대 여러분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눈에는 월드컵 4강 신화의 눈물이 고였고, 염려의 눈으로 바라보던 기성세대의 안경을 벗어 던지게 했습니다.

"붉은악마가 해체되는 그 날이 바로 우리의 목표" 라는 역설적 표현을 통하여 우리는 여러분의 열정과 순수를 확인했습니다.

이제 그토록 갈망하던 월드컵4강 진출은 신화로서 한민족의 아니 세계인의 가슴에 너무도 선명한 ‘KOREA'를 남겼습니다.

11명 태극전사와 함께 열화와 같은 응원을 해준 ’국민여러분의 맨 앞자리에 선 붉은악마‘ 여러분을 12번째 선수로 꼽는데 아무도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무한한 자랑으로 여길 것입니다.

다시 우리 경찰과 ‘붉은악마’는 경기장에서 거리 곳곳에서 만나게 될 것입니다.

이미 우리는 하나됨의 희열과 동지애로 뭉쳐져 있습니다.

여러분이 그라운드를 향하여 목이 터져라 응원의 함성을 지르는 순간에도 우리경찰은 스탠드를 향하여 침묵의 응시를 계속하고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붉은 스카프를 힘차게 흔들 때, 우리 경찰은 폴리스라인을 의연히 들고 서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하나입니다.

다시 한번 ‘붉은악마’ 여러분의 발전과 대한민국의 축구가 세계 속에 다시 우뚝 서기를 간절히 기원하면서, 우리는 여러분을 지원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우리 경찰을 더욱 아끼고 성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02. 7. 1

성공적인 안전월드컵을 마치고

경 찰 청 장 李 八 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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